Posted 2009/07/02 21:40 by clotho
Green Day가 십수년간 오버그라운드에서 버티며 이만큼 거대하며 대중적인 작품들을 이어가리라곤 전혀 상상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American Idiot 앨범이 나올 때 까지는요. 그리고 21st Century Breakdown 앨범으로 인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3인조 반열에 오르는 것은 당연해 졌습니다.
지난 5월에 그린데이의 8번째 스튜디오 앨범 21st Century Breakdown이 발매되었습니다. 전작인 American Idiot 이후 5년만의 신작인데요. 전작의 엄청난 성공 후의 앨범이라 그 기대치는 상당히 높았었죠. 그리고 5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굉장한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앨범 챠트 1위를 차지했구요. 세계적으로는 14개 국가에서 넘버원에 오르면서 2009년 상반기 기대작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둘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1분이 채 안되는 인트로 Song of the Century를 포함해 모두 18곡, 거의 70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을 가지고 있어요. 앨범의 분위기는 전작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는 데 보다 방대하고 다채로워진 느낌입니다. 여러 매체에서 평가하기를 이제는 단순한 펑크 밴드에서 스태디움 록 밴드로 진화했다라고 했어요. 그만큼 스케일이 커졌다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00년에 발매했던 Warning 앨범까지만 해도 Green Day는 완연한 하락세의 밴드였어요. 1990년대 초반의 Neo-Punk 류의 단순한 음악으로는 10년을 버티지 못했던 거죠. Warning은 플래티넘도 따내지 못하는 등 흥행도 상당히 저조했습니다. 바로 이어진 베스트 앨범은 이제 그린데이도 끝나나보다 라고 생각하는 단초를 던져주기도 했죠.
그러다 2004년 터진, 말 그대로 폭발한 American Idiot 앨범은 이들의 대표작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겁니다. 90년대의 대표작이 Dookie라면 2000년대는 American Idiot이라고 말할 수 있을거에요. 이 앨범은 2005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Best Rock Album을, 2006년에는 싱글 Boulevard of Broken Dreams로 Record of the Year를 수상하며 평단의 사랑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린데이는 최고의 록밴드로 진화하게 되죠.
21st Century Breakdown은 American Idiot의 연장선에 있는듯한 앨범이에요. 90년대의 그린데이처럼 달려주는 곡도 있지만 간간히 쉬어주는 발라드도 빛을 발하고 있죠. 곡들의 구성 자체가 이젠 단순하지 않습니다. 싱글로 봐도, 앨범으로 봐도 Rock Opera라는 단어가 그럴듯하게 어울리죠. 첫 싱글인 Know Your Enemy는 전형적인 Green Day표 싱글인데요. 앨범 전에 공개 된 이 싱글이 전 좀 맘에 안 들었어요. 계속되는 반복 구절이 너무 단순하고 재미없었달까요. 지금은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 탈 때 안 들으면 안되는 곡이지만 말이죠. =)
앨범의 2번째 싱글은 21 Guns로 내정되었는데 전작의 Boulevard of Broken Dreams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를 연상케하는 미드 템포의 곡이에요. 이른바 그린데이식 감동 코드를 갖고 있는. ¡Viva la Gloria!, Murder City, Christian’s Inferno, Last Night on Earth 등의 곡들은 싱글 커트를 기대하게끔 하는 곡들입니다.
앨범의 크레딧을 보면서 가장 반가웠던 이름은 Butch Vig이었어요. 이 아저씨의 이름을 모르시는 분들도 Nirvana의 Nevermind 앨범은 당연히 아실테죠. 그 전설적인 앨범의 프로듀싱 뿐 아니라 Smashing Pumpkins, Sonic Youth, Soul Asylum, Jimmy Eat World, Garbage 등의 팀과 일하셨던 분입니다. Green Day와는 첫번째 작업인데 역시 명불허전 좋은 작품이 나와 주었어요. 여담이지만 Garbage 이름으로 앨범 하나만 더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으로써의 그린데이는 한순간 각성한 고수의 느낌이거나, 갑자기 철이 들어버린 어린 아이의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그런 효과가 한순간이 아니라 또 다른 10년은 충분히 이어갈 수 있겠구나 싶어 흐뭇합니다. 이런 밴드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저의 행운이기도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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