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Big의 내한공연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약간 부푼 마음에 꼭 가보리라고 생각하다가 총알이 부족한 관계로 거의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뒹굴뒹굴하고 있던 일요일 오후 4시 30분에 wenley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초대장 구했다고 나오라는 거에요. 6시 공연 시작이니 1시간 30분만에 남양주에서 올림픽공원까지 가야만 했죠. 좀 귀찮기도 하고 그래서 안갈까 하다가 그래도 공짠데 이러면서 출발했답니다.


  예습을 안 한 관계로 아이팟에다가 베스트 앨범 때려 넣고는 차에서 볼륨 빵빵 틀어놓고 갔어요. 사실 이렇게 드라이빙 하면서 듣고 가는게 좀 더 재밌지 않았었나~ 하고 공연 초반엔 생각했습니다.


  올림픽공원에서 그랜드 민트 페스티발이 열려서 그런지 차 델곳도 없고 그래서 뺑뺑이 좀 돌다가 6시 20분 경에 만나서 막 입장했을 때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2층 좌석에서 콘솔 우측에 자리 잡았는데 생각보다는 관객들이 좀 있더라구요. 다 합치면 어림짐작으로 800 ~ 1,000 정도?


  이 아저씨들은 워낙 베테랑들이라 연주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 대단하다 싶었어요. 다만 초반에 드러머 팻 토피는 조금 피곤한 모습이랄까.. 그런게 보이더라구요. 그래도 중반 이후로 막 달아오르긴 했지만 말에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Mr. Big의 히트곡이 10곡이 채 안되기 때문에 사실 모르는 곡들에선 흥이 그닥 나진 않았습니다. 스탠딩 서 있는 곳도 보니까 젊은 밴드들 할 때처럼 마구 광란의 분위기는 아니었구요. 사실 제일 재밌기는 두번째 앵콜로 나와서 멤버들이 포지션 교체해서 부른 Smoke on the Water 였어요. 차라리 이 곡을 마지막으로 불렀으면 좀 더 좋았을텐데 이후로 이어지는 모르는 노래 2곡으로 공연은 마감되었습니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어요. 이름값에 비해 히트곡이 적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레파토리의 빈곤. 올드 밴드들의 특징인 각 파트 솔로잉 시에 지나친 테크닉의 남발로 인한 지루함, 이건 특히 빌리 시헌 때 많이 느껴졌죠. 빌리 시헌 옹 강호동의 스타킹에 나오시면 딱 어울릴듯한 포스였습니다. (이건 좀 심했나요? ^^;) 저는 왠지 서커스나 약장수 같은 느낌이 들어서 공연 뒤에 이 아저씨들이 관절약이나 호랑이 연고를 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답니다.


  그래도 어제의 공연이 이 팀이 갖는 2009년의 마지막 공연이어서 그런지 참 열심히는 해주시더라구요. 기타와 베이스간의 만담같은 연주도 좋았구, 에릭 마틴의 정말 녹슬지 않는 보컬은 듣는 내내 '아.. 저런 목소리 가지고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라는 느낌을 주었으니까요.


  막판 앵콜때 자리에서 일어나 신장개업춤-무당춤으로 한바탕 땀 좀 빼주고 나오니 공일오비의 장호일씨가 슥- 지나가셔서 순간 "어, 장호일 아저씨다."라고 외쳤는데 왠지 째려보고 가시는 것 같은 느낌이.. (농담입니다. ^^)


ps 1. 폴 길버트와 빌리 시헌 둘 다 키 엄청 크더라구요. 양쪽에 타워를 세워놓고 노래 부르는 것 같은 느낌.

ps 2. 저는 폴 길버트를 보면서 이승기와 김국진을 닮은 거 같다고 wenley군한테 이야기를 했으나 씨도 안 먹힘.

ps 3. 암튼 공짜로 공연을 보게 해준 wenley군과 마이크 형님께 감사를!!! Mika 때도 제공해 주는거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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