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외치고 시작합니다. 에~ 오~


  어제 공연 막 마치고 나서 잠들기 전까지는 제가 여지껏 봐왔던 공연 중에 Top 3 안에 들겠다 싶었는데, 다시 공연을 곱씹어 생각해보니 어제의 그린데이는 단연코 넘버원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몇년전 Nightwish 공연 이후로 이렇게나 열심히 뛰어 "놀았던" 공연이 없었던 것 같아요.


  공연 전부터 여기저기 매체에서 흘러나오던 오프닝밴드, 8시에 칼시작,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등등 분위기를 북돋워주던 이야기가 많았기도 했고 그만큼 오래 기다린 밴드에 대한 기대감도 컸었죠. wenley군을 만나 공연장에 들어간 시간은 7시 30분 경이었는데 마침 오프닝을 섰던 프리마돈나의 연주가 끝을 맺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탠딩도 좌석도 빈자리가 군데군데 보이면서 좀 고요한 분위기였죠.


  맥주 먹는 돼지가 8시 무렵 등장하면서 왠지 오늘 무지하게 재밌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돼지가 퇴장하고 Song of the Century로 정말 칼같이 시작하더군요. 아까의 고요함은 집어던지고 무슨 준비도 없이 바로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가는데.. 와~ 정말 두번째 곡인 Know Your Enemy 하는데 벌써 심장이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기분이 여전하지만 무슨 셋리스트를 정리하고 다음곡은 뭐지 생각하는 인터벌도 없이 2시간 30분 동안 주리줄창 뛰어데는데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공연 보면서 어제처럼 웃어본 적도 없었다 싶어요. 그만큼 유쾌한 경험이었습니다.


  어제의 공연이 좋았던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사운드였어요. 제가 경험해 본 체조경기장 사운드 중에 어제가 가장 좋더군요. 출력도 상당히 알맞았고 하울링이나 뭉게짐 같은 것도 없어 보였구요.
  또하나 좋았던 것은 티켓 가격. 현대카드 20% 할인 받아서 8만원에 이런 공연을 봤으니 정말 가격 대비해도 본전은 뽑고 남았음은 물론이요, 현대카드를 찬양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ㅋㅋ


  저는 스탠딩 나구역 우측 뒷편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 근방에 모쉬핏이 만들어 지더라구요. 저는 그닥 반기는 편은 아니라 휩쓸려 들어가지 않도록 버티면서 보다가 공연 후반부에는 '나도 들어갈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습니다. 아~ 어린 친구들 정말 잘 뛰놀더라구요.
  제 바로 앞쪽에 아마도 제 또래로 보이는 회사원 한분이 계셨는데, 이 분 두터운 겨울 양복에 부피 큰 가방까지 가지고 오셔서 발 사이에 그 가방 끼고 제대로 뛰놀지도 못하고 좀 불쌍하셨습니다. 살짝 닿는 등을 만져보니 자켓까지 땀이 흥건하던데 얼마나 더우셨을지.. 짐 많고 뛰기가 불편하셨으면 살짝 뒤로 빠져 주셨으면 좋았을걸 꿋꿋하게 자리 지키시더라구요. 그건 좀 불만이었네요.


   김작가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어제의 그린데이는 내한공연의 전설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전성기 밴드 + 최고의 관객 = 전설. 이런식으로 말이죠. 제가 디테일하게 다 열거하지 않았지만 그린데이 역시 한국 관객들의 피드백에는 정말 많이 놀랐을거에요. 저는 특히나 중간에 드러머인 트레 쿨의 입꼬리가 치켜 올라가는 흡족한 미소를 분명히 봤답니다.


  빌리가 Viva La Korea 라는 수건을 우리에게 보여줬는데 우리는 그들에게 "영원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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