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e Grohl

clotho's Radio/Rock 2010. 4. 25. 15:16 Posted by clotho





  개인적으로 제 음악 감상의 뿌리는 1990년대의 Alternative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때 처음 들었던 밴드들은 모두 아직도 저의 All-Time Favorite이거든요. 지금에 와서 그 당시 시절을 회상하면, 그 수많은 밴드들의 명멸 속에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너무나 멋진 밴드들이 많기 때문에 한 팀을 고르기는 무척 어렵지만, 인물을 한명 꼽는다면 주저 없이 Dave Grohl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제는 Nirvana의 드러머란 타이틀 보다는 Foo Fighters의 프론트맨 타이틀이 더 익숙하지 않나 싶어요. 수퍼 밴드의 그늘에서 성공적으로 탈피해 그만의 색깔을 확실히 입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이제 Rock씬에서 그의 영향력과 그늘은 상당히 커졌습니다. 무려 Led Zeppelin을 끌어 들일 수 있을 위치까지 올라섰으니까요.


  개인의 커리어로만 따져도 상당한 거물이에요. 그가 참여했거나 결성했던 팀들의 목록을 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는데, 대충만 기억해내도 Nirvana, Foo Fighters, Queens of the Stone Age, Probot, Them Crooked Vultures, Tenacious D 등등입니다. 게다가 데이브는 너바나에선 드럼으로 시작했지만 푸 파이터스에선 기타와 보컬을 맡고 각종 세션에서 드럼과 기타를 오가는 만능 뮤지션으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Nirvana 시절엔 Curt Cobain이 워낙 걸출한 송라이터 였기에 그의 재능을 발휘하기가 어려웠지만 너바나를 벗어난 이후엔 그만의 스타일로 화려하게 업력을 쌓기 시작합니다. 너바나 시절의 음악은 아무래도 그의 취향과는 좀 달랐던 거 같아요. 커트 코베인의 영향력이 그만큼 컸단 반증이기도 한데 누가 플레이 했어도 변하진 않았겠죠. 어쨌든 데이브 그롤은 너바나 해체 후 푸 파이터스를 시작으로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게 됩니다.


  처음 Foo Fighters가 데뷔 했을 때 저는 솔직히 그닥 좋아하지 않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Nirvana와 다르다는 이유에서였죠. 지금 생각하면 무척 유치한 발상인데, 그때는 데이브라도 너바나의 유산을 이어주길 바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들고 나온 음악은 제가 생각했던 거랑은 전혀 달랐고 사람들은 그런 음악을 두고 Post-Grunge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동안 포스트-그런지에 대한 거부 반응이 컸던 것 같아요. 아이러니 하게도(?) 2000년대 들어와서 발표한 One by One 앨범에 들어있던 싱글 All My Life를 듣고서야 비로소 이 팀을 인정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간의 포스트-그런지에 대한 오해도 풀리게 되었습니다. Nirvana의 골수 팬들이었다면 아마도 저같은 느낌을 가지셨던 분이 많았으리라 생각해요.


  데이브 그롤의 행보를 살펴보면 그가 Heavy Metal쪽 음악에 상당히 존경을 보내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에 발표했던 그의 사이드 프로젝트 Probot이었죠. 노골적으로 그가 영향 받았거나 좋아했던 과거의 메탈 밴드들 아티스트들을 이 프로젝트로 끌어 들였죠. Metallica도 무척 영향 받았던 Motorhead의 Lemmy를 비롯해서 Carcass, Venom, Sepultura, Napalm Death, Voivod, Mercyful Fate 등 이쪽 바닥에선 이름만 대도 전설로 추앙되는 팀들을 초빙했던 거죠.


  그가 참여했던 또다른 프로젝트 Queens of the Stone Age 같은 경우도 완전한 헤비메탈은 아니지만 상당히 육중한 음악을 들려주는 팀입니다. 평단에서는 일컬어 Stoner Rock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 쟝르에는 메탈의 영향력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녹아 있거든요.


  그가 참여했던 여러 액트 중에 가장 재미있고 주목할 만한 것은 Tenacious D 와의 작업일거에요. 이 팀 이름이 생소한 분도 있겠지만 호주의 코미디 배우인 Jack Black의 이름을 모르시는 분은 많이 없겠죠? 잭 블랙은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우스개 소리로) Rock덕후죠. 테네이셔스 디는 그가 결성한 밴드 이름이구요. 이 밴드의 데뷔 앨범에서 데이브 그롤은 기타와 드럼 세션으로 참가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싱글 Tribute 뮤직비디오에서는 악마로 분장해 출연하기도 하죠. 이 뮤직비디오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






  최근 그가 친 사고(?)중에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건 작년의 Them Crooked Vultures라는 밴드 결성일거에요. 이 3인조 밴드에서 그는 드럼을 치고 Queens of the Stone Age의 Josh Homme가 보컬을, 베이스와 키보드에는 무려 Led Zeppelin의 John Paul Jones가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복고적인 하드락을 들려주는 음악을 하고 있는데 현재 데이브는 이 팀으로 투어를 돌고 있죠. 올해 계획된 여러 나라의 록페스티발에 단골로 초대 받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의 데이브 그롤을 평가하자면 매파, 뚜쟁이같다는 느낌이에요. 과거와 현재, 쟝르와 쟝르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 같은 것을 너무나 잘 하고 있다라는 것이죠. 그로 인해 그의 영향력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 그가 아직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40대인걸 감안해 보면 얼터너티브 시절을 뛰어넘어 올타임 레전드가 될 길을 차근차근 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처럼만 해줬으면 좋겠어요. =)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대마왕 2010.04.25 1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데이브 그롤 자신도 그렇고 그 주변도 그렇고 커트 코베인과 너무 묶어서 생각하는 거 같아요. 분명 둘은 다르고 음악도 다른데 말이죠. 너무 진지하거나 우울하지 않고 푸파이터스 특유의 위트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경쾌함이 좋습니다. 90년대가 생각나는 뜨거운 정서도 좋고요. 제가 가장 오랫동안 들고 다닌 곡들이 푸파이터스의 음악들입니다^^

    • BlogIcon clotho 2010.04.27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푸파이터스의 재미 있기도 하면서 치열한 음악들이 좋아요. 처음 나왔을 땐 별로였다가 갈수록 좋아집니다.

  2. BlogIcon jongheuk 2010.04.26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거의 전적으로 동의해요. 마지막 남은 그런지씬의 생존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음악은 그런지로부터 꽤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곡 하나하나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장인 정신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또 그 넘치는 에너지를 잘 조절하는 능력에서 혀를 내두르기도 합니다.

    • BlogIcon clotho 2010.04.27 1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확실히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롤은. 그런데 너무 치우치지는 않는. 말씀하신대로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한 듯 합니다.

  3. BlogIcon 웬리 2010.05.03 2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롤형 사진 간지 작살!

  4. 웁쓰양 2010.09.28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데이브 그롤!! 멋지게 늙어가고 있군요!

    • BlogIcon clotho 2010.10.05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래도 블로그를 접어야 할까봐요. 무려 9/28의 댓글을 이제서야 달다니 말이죠. 죄송합니다.

      데이브 그롤은 정말 멋있어지고 있죠. 사실 너바나때의 그는 좀 듣보잡이었는데 말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