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 록 페스티발 라인업이 최종 확정 되었을 때 꼭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아티스트는 딱 둘이었어요. 하나는 Diane Birch, 또 하나는 Pet Shop Boys였죠. 다이앤 버치는 금요일에, 그것도 이른 시간에 나오는지라 이날 휴가를 내지 않는 한 도저히 볼 수 없는 시간대였기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 했었습니다. 그러나 남은 Pet Shop Boys는 절대로 봐야할 공연이었죠.


  그러나 토요일도 어쩌면 상당히 난관이었던 것이 그날 점심 때 마침 조카 돌잔치가 있었던 거에요. 12시에 서울 비원 근처에서 있었던데다 무슨 코스 요리하는 음식점이라 부페처럼 중간에 뜨지도 못하는 그런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2시까지 내리 앉아서 식사를 마치곤 불나게 남양주 집으로 와서는 옷 갈아입고 아이스박스에 이것저것 챙겨서 지산으로 떠난 시간이 오후 4시였습니다.


  음식물 반입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긴 익히 들었지만 저는 작년 수준으로 맥주 12캔 + 팩소주 2개 + 만두 + 떡 + 치킨 + 수박 콤보를 무난히 반입하는데 성공합니다. 주차가 좀 난관이어서 겨우겨우 외진 곳에 주차해놓고 공연장에 올라간 시간이 대략 6시 30분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빅탑 앞에서 일행을 만나 돗자리에서 신나게 싸가지고 온 음식을 쳐묵하는 도중에 언니네 이발관이 등장하더군요.


  저는 오로지 펫샵만 보면 되었기 때문에 솔직히 언니네는 즐겨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었습니다. 그 시간에 빨랑 취하기 위해 맥주와 소주를 막 들이붓고 있었드랬죠. 이상하게 술에 취하면 공연이 더 즐겁단 말에요?


  이윽고 Pet Shop Boys가 등장했을 때 이미 전 미쳐 있었드랬죠. 여기저기 후기를 보면 지산의 베스트로 펫샵을 많이들 꼽고 계시던데, 저는 다른 공연을 보진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 아저씨들이 베스트입니다만.. 단독공연이라고 생각하고 봤어도 정말 돈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무대였죠. 공연 다니면서 이날만큼 신나게 뛰어 놀았던 적도 없었을 거에요. 오죽하면 어떤 분들이 우리 일행이 뛰어노는걸 캠코더에 오래도록 담아갈 정도였으니까요. 조만간 저 엽기 동영상 이런류에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트위터에서 누군가 보여줬던 펫샵의 셋리스트에는 The Way it Used to be가 있던데 정작 제 기억으론 이날 플레이를 하지 않았었거든요. 그거 하나 아쉬운 거 빼고는 정말 완벽했어요. 세상에나, 그 넓디 넓은 잔디밭을 통채로 댄스 플로어로 만드는 힘이란.. 주위에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들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니 완전 행복하더군요. 그 순간 내가 죽을때까지 지산은 개근을 해야겠다라고 다짐을 하기도 했답니다.


 
  Special Thanks to :
  ning님 : 말씀드렸었지만 저는 ning느님을 찬양합니다. 닭은 조공이라 생각하세요.
  다이고로님 : 블로그 몇년 운영하면서 숙원이었던(?) 분을 만나뵈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키도 크고 훤칠한 미남이시더군요. 원래 우리같은 이름을 가지신 분들은 모두 훈남.
  습지님 :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같은 패턴으로 맥주 한잔 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1년마다 보는거에요?
  toto & brother : 미리 와서 자리 잡고 무거운 아이스박스 옮겨주느라 아주 수고했어~ 덕분에 쾌적하게 잘 즐길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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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 지산포레스트리조트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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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3 2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BlogIcon savannahmint 2010.08.04 1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뒤쪽에서 펫샵보이즈 보며... 친구들이랑 광란의 몸짓을 ;;; ^^ 이번에 반응이 좋았는지 스테이지에 올라오는 뮤지션들마다 "왜 이제 왔는지 모르겠다"는 후회드립 쩔던데요. ㅎㅎ 코린 베일리 래 음악 들을 땐 그린스테이지가 터져나가서 울타리 뒤쪽에서 그냥 흔들흔들거리며 듣고 있었더니 엠넷에서 저희를 촬영하더라구요. 제발 통편집 되었으면... ㅠㅠ

  3. 류사부 2010.08.05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다이안버치와 펫샵을 가장 기대하고 갔습니다만,
    금요일날 저녁까지 일을 하는 바람에 다이안버치를 못본게 한이 맺힙니다.
    저랑 매우 비슷한 마음으로 지산에 가신거군요 ~
    허나 저는 정작 기대 했던 펫샵은 살짝 아쉬웠어요.
    본 자체로도 만족스럽긴 하지만, 올해 나온 라이브 앨범을 들을 때랑
    너무 표면적인 차이가 안느껴져서 보다가 낮에 먹은 술 때문인지 피곤해지더라구요
    제 주변에선 메시브어택이 베스트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금요일날 못간게 정말 통렬의 한이 되는 순간이네요.

    지산에 워낙 아는 사람들이 많이 왔던지라 이래저래 빨빨 거리며
    돌아다녀서 인사를 드릴 기회를 놓쳤네요. 다이고로님이랑 초반엔
    계속 같이 있었는데 ..
    ㅎㅎ 다음에 뵙겠습니다 !

    • BlogIcon clotho 2010.08.06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그 라이브 앨범을 일부러 듣지 않았드랬죠. ㅎㅎ

      다이고로님 만나러 가면 당근 옆에 계실줄 알았는데 두분 별로 안 친하신 거군요? ^^ 언제고 또 볼 날이 있겠지요~

  4. BlogIcon 다이고로 2010.08.05 13: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제 다이언 버치도 보았고,
    Clotho 님도 보았기 때문에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HAHA
    저랑 이름이 같다 그러셔서 꿀깜놀!!!

    원래는 금,토만 볼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3일을 다 보게 되었습니다.
    내년부터는 그냥 맘편하게 매년 (놀러)간다는 각오로 숙소도 좀 잡고
    술도 좀 편하게 마시면서 볼려고 합니다.

    • BlogIcon clotho 2010.08.06 1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보통 하루에 에너지를 다 쏟아 붓는 타입이라.. ㅎㅎ

      암튼 너무 뵙고 싶었던 분이었는데 펫샵만큼 반가우셨어요. 언제고 편하게 술 한잔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

  5. BlogIcon 여름 2010.08.05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산에서 다이고로님 옆에서 헬렐레하던 사람입니다.
    나중에 정식(?)으로 만날 날이 오겠죠.
    저도 후기를 올려야 할텐데 시간이 나지 않네요.

    • BlogIcon clotho 2010.08.06 14: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그래도 여름님 지산 사진 올려주신 걸 오늘 봤어요. 낯이 익은 사람인데 하고 보니깐 다이고로님인거에요. 평소에 rss 걸어놓고 봤던 블로그였는데 말이죠. 다이고로님 눈치 없게 소개시켜 주지 않구선... ㅎㅎ

  6. toni 2010.08.12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PSB골수팬이라 오로지 PSB를 위해 지산을 갔었드랬죠. 제 개인적으론 너무 환상적인 공연이었습니다. 닐 아자씨를 바로 앞에서 보다니...완전 감격이었죠. 나이드셨는데도 목소리는 여전히 센치하시더군요.90분이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던지.폭발적인 관객의 반응을 보고 조만간 또 내한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BlogIcon clotho 2010.08.15 2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클래스는 영원한거죠. 저도 시간이 엄청 빨리 흘러갔단 느낌이었어요. 정신없이 뛰고 놀다보니.. ㅋㅋ

      또 오신다면 대환영이지만 왠지 그럴일은 없을거 같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