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한달만을 남겨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얼마전까지 올해의 앨범을 개인적으로 준다면 당연하게도 Arcade Fire - The Suburbs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카니에의 이 앨범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앨범이 나오기 전에 나왔던 자잘한 이슈들, 이를테면 앨범 자켓이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19금이다 라던가, 롤링스톤과 피치포크에서 만점을 획득했다던가 하는 것들은 그저 언플이겠지 싶었거든요. 물론 피치포크에서 10점을 줬다는 것은 제 흥미를 당기기에도 충분했지만 말입니다.
제 음악 취향을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힙합에 대해 그닥 관심을 보이는 리쓰너는 아닙니다. 꾸준히 듣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Eminem 정도? Kanye West 경우에도 모든 앨범들을 챙겨 들었던 것은 아니고 Late Registration 앨범 정도가 그나마 페이보릿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갑자기 앨범도 자주 내는 녀석이 피치포크에서 만점을 받았다? 안 들어볼 수가 없더라구요.
뭐, 결론부터 이야기 하죠. 저는 올해의 앨범을 아케이드 파이어에서 카니에 웨스트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정확하게 따지자면 싱글 Runaway의 Full-Length 뮤직비디오를 보기 전까지는 무게추를 가늠하기가 힘들었지만 이 필름을 보고 나서 완전히 카니에에게로 기울었죠. 이 작품으로 인해 Kanye는 올해의 앨범 뿐만 아니라 그의 커리어로써도, 저는 개인적으로도 팝뮤직씬에서도 역사에 남는 짓을 저질렀다고 생각합니다.
역시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힙합을 잘 안 듣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 씬의 전형적인 패턴(?), 분위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저는 그런 것들을 타파하는 좀 더 덜 힙합적인 힙합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Eminem - Mashall Mathers LP 앨범이 저에겐 그런 역할을 해주었죠. Kanye West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앨범은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에게건, 카니에의 팬에게건, 또는 저처럼 힙합에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건, 거의 모든 리쓰너들에게 뒤통수를 제공했다고 느껴지네요.
무엇보다 앨범의 흐름도 좋지만, 곡 하나하나의 전개나 구성들이 그야말로 예술적입니다. 하일라이트는 물론 Runaway가 차지하고 있겠지만 저의 베스트는 All of the Lights 인 것 같아요. 클래식한(?) Interlude가 지나고 곧바로 튀어나오는 브라스의 선동질은 정말 가슴을 뛰게 하고 손에 힘이 쥐어지게 하는 POWER가 있어요. 피쳐링엔 이름이 나와있지 않지만 보컬은 아마도 Rihanna가 맡은 거 같은데 알고 계신 분들은 확인을 좀 부탁 드립니다. =)
제가 열혈한 음악 팬이긴 하지만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이거 정말 끝내줘. 꼭 들어봐야 함!" 이런 소리 잘 안 합니다. 왜냐면 제가 좋아해봤자 남들까지 그러리란 보장은 잘 없거든요. 이른바 보편성의 결여라고 할까요? ㅎㅎ 그러나 Kanye의 이 앨범은 한번쯤은 꼭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아, 그전에 아래 Runaway 뮤직비디오만 플레이해도 한 30여분 정도는 넋놓고 보실 수도 있겠네요.
저도 힙합은 에미넴이나 아웃캐스트 말고는 거의 안 듣지만 이 앨범은 아마존 MP3 다운로드로 구입했습니다. (MCR 때와 마찬가지로 단돈 1불에 구입. ^^;;) 아마도 무난하게 앨범 챠트 1위로 데뷰할 것 같네요.
음반도 물론 잘 나왔다고 하지만 마침 조지 W 부시가 자서전을 내놓으면서 자기 임기 중 바닥을 쳤던 시절로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카니예 웨스트가 "George Bush doesn't care about black people!"을 외쳤던 걸 꼽은 것이 또 공짜 광고를 해준 격이 된 것 같습니다. 아메리카의 스윗하트라 할 테일러 스위프트를 깠다가 상당히 이미지를 구겼던 걸 거의 단박에 만회한듯. ^^
트위터를 하다가 Radiohead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가장 좋아하는 앨범에 관해 이야기 하다가 간단히 Poll을 만들어 투표도 하고 그랬는데요. 트윗 친구 중에 Laika_09님이 필에 꽂히신 나머지 좋아하는 노래 베스트 10을 포스팅 하셨더라구요. 저도 묻어가는 의미에서 10곡을 꼽아봤습니다.
앨범 발매순입니다.
1. Creep 사실 이젠 조금 질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 노래가 없었다면 아마도 라디오헤드를 알게 되는 것이 조금 늦어졌겠죠. 게다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시절이 군대 가기 바로전이었으니 당시의 감수성이 얼마나 예민했던가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2. High and Dry 오늘날 라디오헤드를 좋아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The Bends 앨범을 통해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어요. 그리고 Kid A로 변신(?)하기 전의 밴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노래를 추억하고 원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3. Fake Plastic Trees 사실 순위를 굳이 따진다면 이 노래는 2위에 올라갈 것 같습니다. High and Dry에서 이어지고 (Nice Dream)까지 연결되는 라디오헤드표 발라드 트릴로지(읭?)의 정점에 있는 곡이죠.
4. (Nice Dream) 앞서 말했던 The Bends 앨범의 3연작 시리즈의 마지막 곡. 근데 어쩔 땐 여기까지 들으면 살짝 질리기도 합니다만. ㅎㅎ
5. Let Down 가장 사랑해 마지 않는 OK Computer 앨범의 수록곡이죠. 사실 이것 저것 생각하지 않고 오케이컴 앨범으로만 주루룩 10곡을 다 채우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러면 별로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The Bends에 위의 3연작이 있다고 한다면 OK Computer에선 Let Down - Karma Police - No Surprises 라고 생각합니다. 그 연작 중 첫번째 노래.
6. Karma Police 1윕니다, 이 노랜.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아티스트의 모든 노래들을 통털어도 5 손가락 안입니다. 몇년전 Hail to the Thief 투어를 시드니에서 본적이 있었는데, 앵콜로 나와 톰이 어쿠스틱 기타 하나 둘러매고 이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손에 잡힐듯 생생하네요. 꺽꺽 울면서 들었습니다.
7. Electioneering 단단한 타격감의 노래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 노래는 거기에 질주감까지 얹어서 상당히 좋아합니다. 헤드뱅잉 하게 만드는 노래.
8. No Surprises 아름답죠. 이 노랜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런 영롱함은 단순 찌질이 밴드에서 나올수 있는 수준이 아니에요. 이 노래가 앨범의 10번째 트랙인데, 이 노래 정도 오면 OK Computer 앨범을 안 사랑할 수가 없게 만드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9. I Might be Wrong Kid A 이후의 앨범들을 그다지 많이 들은건 아니에요. 이 노랜 앞서 언급한 Electioneering과 비슷한 느낌으로 좋아합니다. 상당히 좋아하는 비튼데, 어떻게 들으면 케미컬 브라더스 노래를 느리게 해놓은듯한 느낌도 나고 말이죠.
10. Jigsaw Falling into Place In Rainbows 앨범 상당히 괜찮았거든요. 그러고보면 저는 분위기를 슬금슬금 고조시켜서 나중엔 막 격앙되는 감성을 가진 노래를 꽤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표현하고 보니 딱 Creep인가? ㅋ) 암튼 멋진 노래.
그닥 많은 고민을 하고 고른건 아니에요. Kid A 이후의 앨범들은 그닥 열심히 안 들은 탓도 있고 말이죠. 딱 봐도 The Bends와 OK Computer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ㅋ 그런데 아마 20곡을 꼽으라 그래도 무난히 꼽아낼 수 있을만큼 좋은 곡을 많이 쓴 밴드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대단한 밴드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팀은 분명하죠.
전 당시에 파블로 허니 앨범을 (지금 생각해보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카세트로 구입해서 제법 듣긴 했지만 그냥 지나가는 그런지 밴드라 생각하고 넘어 갔는데요.. 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음악 트렌드에 신경 껐던 시절이 지난 후 남들이 다 좋다길래 집어 들었던 OK 컴퓨터의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에 정말 헉! 했던 추억(?)이 있네요. ^^
저같은 경우도 비슷한데요. Creep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긴 했지만 그냥 그거 하나로 끝날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The Bends는 건너뛰고 OK Computer를 먼저 듣게 된거죠. 이 앨범은 그야말로 쇼킹이어서 밴드에게 완전히 반하게 된 계기가 되었었습니다. 이후로 The Bends 듣고 그다음엔 정주행하게 되었죠.
처음 이 제목을 들었을 땐 그냥 영화로만 나온줄 알았어요.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저는 우드스탁 세대는 아니어서 사실 그닥 관심은 없는 상태였구요. 옛날에 흘깃흘깃 보았던 다큐멘터리 필름의 익숙한 장면들만 몇개 기억날 뿐이었습니다. 그 뻘밭에서 껴안고 있는 연인들의 모습 그런거 있잖아요 왜.
트위터에서 누군가 이 작품의 원작이 책이라고 하면서 영화보단 책이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와 동시에 사장님이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을 주문하라시기에 슬쩍 이 책을 검색해봤드랬죠. 아, 근데 번역한 사람의 이름이 매우 낯이 익은게 아니겠습니까?
예전에 Sub라는 잡지를 기억하고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문영이란 이름이 낯설지가 않겠죠. 그 사람의 이름이 옮긴이로 새겨져 있기에 그래, 그렇다면 읽어볼까란 심정으로 사장님의 책과 함께 주문하게 됐습니다.
책소개에 따르면 우드스탁을 여는데 조력자였던 엘리엇 타이버라는 사람의 회고록 정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당연히도 우드스탁에 대한 내용 일색인줄 알았지만 우드스탁은 내용의 반정도를 차지하고 정작 중요한 것은 엘리엇의 전기적 일생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책장을 열었기에 아무 선입견 없이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버스에선 책 잘 안 읽는 편인데 출퇴근 시간을 빌어 보는 내내 엄청 낄낄거리고 그랬어요.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당연하게도 영화가 궁금해졌거든요. 현재 영화가 걸려있긴 하지만 메이저 극장에서는 하지도 않을뿐더러 상영을 하는 곳은 너무 멀기도 하여 어쩔수 없이 어둠의 경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는 핸드폰에 넣어서 출퇴근 시간에 보려고 했으나 너무 궁금한 나머지 어제밤 12시에 플레이를 하고 말았어요. 대략 2시간 정도, 새벽 2시30분까지 무얼 하며 눈을 뜨고 있었던 것은 참 오랜만이었죠.
트윗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책이 훨씬 더 재미있어요. 재미있기도 하고 위에 이야기했던 엘리엇의 배경 이야기가 영화엔 전혀 언급이 되질 않기 때문에 영화면 본다면 이 작품을 반도 못 받아들인거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당시의 배경이나 인물들을 비쥬얼로 보고 싶은 생각 때문에 그런건데 그건 좋은 선택이었네요.
다 보고 나서는 하고 싶은 것들이 몇가지 생겼는데, 우드스탁의 다큐멘터리를 찾아 보고 싶은 것, 제니스 조플린이나 지미 헨드릭스의 전기를 읽고 싶다던가, 엘리엇 타이버를 만나 우드스탁에 함께 가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말이죠. 그 중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은 주인공처럼 LSD를 섭취(?)해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에요. 그리고 이 장면에서의 묘사는 책이 압도적으로 디테일하고 멋졌네요.
저런 이벤트가 1969년에 벌어졌다고 생각하니 새삼 놀랍고 부럽습니다. 자유와 음악이 얼마나 위대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될 정도였다고 할까요. 간만에 아주아주 재미있는 작품을 경험해서 좋았네요. 우리처럼 음악 좋아하고 페스티벌 좋아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신줄 알고 뭔가 극장 및 분위기에 대한 정보가 있을 줄 알았습니다.
저도 책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영화보단 책이 좋다. 뭔가 이끼의 냄새가...
따라서 영화를 볼까 했는데 망설여지게 되네요.
성문영씨가 예전 Hot Music에서 애독자 팝 퀴즈대회에서
홍일점으로 5등안에 들어 알큰 안경끼고 인터뷰한 기사도 있다능
아마 그때 1등이 마스터플랜의 이종현씨로 기억이 가물가물..
트위터에서 언급하셨던 게 이 작품이군요~ 저도 급 호기심이 생기는데요? 사실 저도 우드스탁 세대는 아닙니다만 간혹 우드스탁 영상이나 DVD 보면 내가 저기 포함된 한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부러워하곤 했지요. 1969년은 참... 영화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시대적으로나 뭔가 참 그렇습니다. 그리고 1969라는 숫자 자체도 말예요. (그러고보니 남편이 69년생!) 저도 책 읽어보고 싶네요.. 요즘 읽고 있는 <축구란 무엇인가> 다 읽고 나면 이거 도전해봐야겠어요. 정보 감사합니다.
처음에 이 앨범이 나왔단 이야기를 들었을 땐 정규 앨범이 아닌줄 알았어요. 앨범 타이틀도 그렇고 해서 혹시 에미넴이 리메이크 편집 앨범을 들고 나왔나? 했었죠. 언젠간 찾아서 들어봐야지 했지만 그닥 급하게 듣고 싶은 생각은 없었드랬어요. 그러다가 잘 가는 게시판에서 누군가가 유튜브 링크를 통해서 앨범 수록곡 중의 하나인 Love the Way You Lie란 곡을 올려 놓은 겁니다. 피쳐링에 Rihanna 이름이 눈에 띄어 들어보게 되었죠.
워낙 제가 리아나 목소리를 좋아한 것도 있긴 하지만 곡 자체가 싱글로 쓰이기에 아주 훌륭했어요. 그리고 이 노래는 이전 앨범인 Relapse에서의 별로였던 제 느낌을 상쇄하기에 아주 충분했습니다. 그리곤 바로 앨범 정보 탐색에 들어간거죠.
Recovery는 그의 통산 7번째 스튜디오 앨범입니다. 작년에 6집이 나왔기 때문에 다음 앨범은 조금 기다려야 하지 않겠나 싶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나와버렸네요. 역시 지난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빌보드 앨범 챠트 1위로 데뷔할 예정입니다.
이번 앨범은 지난 작품들하곤 약간 다른 것들이 있어요. 에미넴 앨범의 트레이드마크격인 곡과 곡 사이를 이어주던 skit이 이번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스킷 없이 히든 트랙까지 17곡을 꽉꽉 채워넣은, 1년만에 나온 앨범 치고는 상당한 내실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피쳐링에 참여한 아티스트들도 예전보다는 좀더 파퓰러한 쪽의 친구들이 많아요. Rihanna를 비롯해서 Pink, Lil Wayne 등이 참여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전 앨범들 보다는 보다 팝 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첫번째 싱글인 Not Afraid는 빌보드 싱글 챠트 1위로 데뷔합니다. Lose Yourself, Crack a Bottle에 이은 그의 3번째 넘버원 싱글이죠. 매트릭스의 니오를 연상케 하는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예전 에미넴의 분위기가 주도가 되어있지만 좀더 편해진 느낌, 파퓰러해진 느낌의 앨범이에요. Going Through Changes에서 쓰인 Black Sabbath - Changes 샘플링은 좀 식상한 감이 있지만 그 다음 이어지는 Not Afraid - Seduction - No Love 트랙들은 정말 잘 뽑아낸 것 같습니다.
특히 No Love가 완전 대박이에요. 80년대를 추억하시는 분들은 아마 잘 아실거라 생각되는 Haddaway - What is Love가 샘플링으로 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노래에 상당히 열광하는 사람 중 하난데요, 이 곡을 처음 듣고 너무 놀랍고 반가웠죠. 사실 하더웨이는 B급의 감성을 가진 아티스트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에미넴이 그를 메이저로 콜업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게다가 피쳐링에 참여한 Lil Wayne의 그 비열한 목소리도 최고였죠. 릴웨인도 제게는 그닥 호감인 아티스트가 아니었는데 이 곡 하나로 인해 다시 보게된 계기가 되었어요. 2절에서 환상적으로 토하는 에미넴의 랩이 더해져 아마도 이 노래는 Stan이나 Lose Yourself에 비견되는 그의 대표곡으로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포스트 초기에 언급했던 리아나와의 콜라보도 아주 좋구요. 저처럼 지난 앨범에 살짝 실망했던 분들이나, 에미넴은 한물 갔군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그리고 새롭게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어필할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음악 감상의 뿌리는 1990년대의 Alternative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때 처음 들었던 밴드들은 모두 아직도 저의 All-Time Favorite이거든요. 지금에 와서 그 당시 시절을 회상하면, 그 수많은 밴드들의 명멸 속에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너무나 멋진 밴드들이 많기 때문에 한 팀을 고르기는 무척 어렵지만, 인물을 한명 꼽는다면 주저 없이 Dave Grohl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제는 Nirvana의 드러머란 타이틀 보다는 Foo Fighters의 프론트맨 타이틀이 더 익숙하지 않나 싶어요. 수퍼 밴드의 그늘에서 성공적으로 탈피해 그만의 색깔을 확실히 입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이제 Rock씬에서 그의 영향력과 그늘은 상당히 커졌습니다. 무려 Led Zeppelin을 끌어 들일 수 있을 위치까지 올라섰으니까요.
개인의 커리어로만 따져도 상당한 거물이에요. 그가 참여했거나 결성했던 팀들의 목록을 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는데, 대충만 기억해내도 Nirvana, Foo Fighters, Queens of the Stone Age, Probot, Them Crooked Vultures, Tenacious D 등등입니다. 게다가 데이브는 너바나에선 드럼으로 시작했지만 푸 파이터스에선 기타와 보컬을 맡고 각종 세션에서 드럼과 기타를 오가는 만능 뮤지션으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Nirvana 시절엔 Curt Cobain이 워낙 걸출한 송라이터 였기에 그의 재능을 발휘하기가 어려웠지만 너바나를 벗어난 이후엔 그만의 스타일로 화려하게 업력을 쌓기 시작합니다. 너바나 시절의 음악은 아무래도 그의 취향과는 좀 달랐던 거 같아요. 커트 코베인의 영향력이 그만큼 컸단 반증이기도 한데 누가 플레이 했어도 변하진 않았겠죠. 어쨌든 데이브 그롤은 너바나 해체 후 푸 파이터스를 시작으로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게 됩니다.
처음 Foo Fighters가 데뷔 했을 때 저는 솔직히 그닥 좋아하지 않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Nirvana와 다르다는 이유에서였죠. 지금 생각하면 무척 유치한 발상인데, 그때는 데이브라도 너바나의 유산을 이어주길 바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들고 나온 음악은 제가 생각했던 거랑은 전혀 달랐고 사람들은 그런 음악을 두고 Post-Grunge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동안 포스트-그런지에 대한 거부 반응이 컸던 것 같아요. 아이러니 하게도(?) 2000년대 들어와서 발표한 One by One 앨범에 들어있던 싱글 All My Life를 듣고서야 비로소 이 팀을 인정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간의 포스트-그런지에 대한 오해도 풀리게 되었습니다. Nirvana의 골수 팬들이었다면 아마도 저같은 느낌을 가지셨던 분이 많았으리라 생각해요.
데이브 그롤의 행보를 살펴보면 그가 Heavy Metal쪽 음악에 상당히 존경을 보내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에 발표했던 그의 사이드 프로젝트 Probot이었죠. 노골적으로 그가 영향 받았거나 좋아했던 과거의 메탈 밴드들 아티스트들을 이 프로젝트로 끌어 들였죠. Metallica도 무척 영향 받았던 Motorhead의 Lemmy를 비롯해서 Carcass, Venom, Sepultura, Napalm Death, Voivod, Mercyful Fate 등 이쪽 바닥에선 이름만 대도 전설로 추앙되는 팀들을 초빙했던 거죠.
그가 참여했던 또다른 프로젝트 Queens of the Stone Age 같은 경우도 완전한 헤비메탈은 아니지만 상당히 육중한 음악을 들려주는 팀입니다. 평단에서는 일컬어 Stoner Rock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 쟝르에는 메탈의 영향력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녹아 있거든요.
그가 참여했던 여러 액트 중에 가장 재미있고 주목할 만한 것은 Tenacious D 와의 작업일거에요. 이 팀 이름이 생소한 분도 있겠지만 호주의 코미디 배우인 Jack Black의 이름을 모르시는 분은 많이 없겠죠? 잭 블랙은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우스개 소리로) Rock덕후죠. 테네이셔스 디는 그가 결성한 밴드 이름이구요. 이 밴드의 데뷔 앨범에서 데이브 그롤은 기타와 드럼 세션으로 참가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싱글 Tribute 뮤직비디오에서는 악마로 분장해 출연하기도 하죠. 이 뮤직비디오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
최근 그가 친 사고(?)중에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건 작년의 Them Crooked Vultures라는 밴드 결성일거에요. 이 3인조 밴드에서 그는 드럼을 치고 Queens of the Stone Age의 Josh Homme가 보컬을, 베이스와 키보드에는 무려 Led Zeppelin의 John Paul Jones가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복고적인 하드락을 들려주는 음악을 하고 있는데 현재 데이브는 이 팀으로 투어를 돌고 있죠. 올해 계획된 여러 나라의 록페스티발에 단골로 초대 받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의 데이브 그롤을 평가하자면 매파, 뚜쟁이같다는 느낌이에요. 과거와 현재, 쟝르와 쟝르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 같은 것을 너무나 잘 하고 있다라는 것이죠. 그로 인해 그의 영향력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 그가 아직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40대인걸 감안해 보면 얼터너티브 시절을 뛰어넘어 올타임 레전드가 될 길을 차근차근 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처럼만 해줬으면 좋겠어요. =)
데이브 그롤 자신도 그렇고 그 주변도 그렇고 커트 코베인과 너무 묶어서 생각하는 거 같아요. 분명 둘은 다르고 음악도 다른데 말이죠. 너무 진지하거나 우울하지 않고 푸파이터스 특유의 위트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경쾌함이 좋습니다. 90년대가 생각나는 뜨거운 정서도 좋고요. 제가 가장 오랫동안 들고 다닌 곡들이 푸파이터스의 음악들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거의 전적으로 동의해요. 마지막 남은 그런지씬의 생존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음악은 그런지로부터 꽤 많이 떨어져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곡 하나하나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장인 정신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또 그 넘치는 에너지를 잘 조절하는 능력에서 혀를 내두르기도 합니다.
사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수요일은 그닥 잘 듣지 않는 편이거든요. 수요일은 American Top 20를 하는 날인데 메이저 챠트에 대한 알 수 없는 거부감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요즘 챠트를 지배하는 음악들 대부분이 상당히 빠르게 소비되는 음악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구요.
어제는 그래도 그냥 듣던 관성으로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탑 10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던 차였는데 Lady Antebellum - Need You Now가 5위에 올랐다는 이야기와 함께 노래를 듣게 된거에요. 노래를 딱 들을 때가 광나루역에서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을 땐데 말이죠. 여담이지만 저는 유독 이 광나루역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 라디오를 듣건, 아이팟에서 랜덤으로 노래를 돌리건 높은 확률로 가슴을 울리는 노래를 들을때가 많답니다.
하여튼 어제 그 시간의 광나루역에서 저는 이 노래를 들으며 또 한번 적셔지는 경험을 했던거에요. 이젠 감수성이고 나발이고 뭉툭하게 닳아 없어질만도 하건만 이렇게 순간순간 가슴을 울리는 날이 생기곤 합니다.
레이디 안티벨럼의 노래는 처음 들어봤어요. 이 팀의 이름을 알고는 있었는데 정작 노래는 어제서야 들어본거죠. 컨트리 하는 팀이더라구요. (팀이름에선) 레이디 가가의 인기와 (쟝르에선) 테일러 스위프트의 인기가 이들에게 조금 도움을 주기도 했겠다? 라는 쓸데 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광나루역 3번 출구로 나오셔서 약 100미터? 150미터? 정도 걷다 보면 횡단보도 나오고 바로 앞이 버스 정류장이에요. 어둑할 때 그곳에서 횡단보도 반대편을 쳐다보면 대한제지 사옥이 보이는데 그 꼭대기 조명이 계속 변하거든요. 거길 쳐다보면서 음악을 듣는거죠. 기분이 상당히 멜랑멜랑해진답니다.
저도 한동안 계속 꽃혀 듣고 있었던 노래랍니다. 전 원래 컨트리 아티스트들에도 관심이 있는 편이긴 한데, 사실 이 곡은 굳이 컨트리라는 틀에 안 넣어도 될 멋진 어덜트 팝/록 트랙이죠. 뒤늦게 국내에도 이 앨범이 소개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남녀의 보컬의 조화는 생각보다 오묘해요...^^
현재 미국을 기반으로 한 팝펑크 밴드 중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잘 나가는 신예를 꼽으라면 첫 손가락에 Paramore를 거론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지난 9월에 발매한 3집 앨범 Brand New Eyes가 빌보드 앨범 챠트 2위까지, 동시에 영국 챠트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성적을 기록하며 잘 나가는 밴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까요. 참고로 이 앨범은 호주와 아일랜드, 뉴질랜드에서 각각 넘버원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 밴드의 놀라운 점 중의 하나는 바로 밴드를 이끌고 있는 홍일점 보컬리스트 Hayley Williams 때문입니다. 밴드의 곡을 대부분 쓰기도 하는 이 처자는 1988년 생으로써 한국 나이론 불과 22살에 지나지 않는군요. 더구나 이 친구가 고향인 미시시피에서 테네씨로 옮겨 Paramore라는 밴드를 결성한 것은 더 이를때인 2002년도의 이야기 입니다.
2005년도에 All We Know is Falling 라는 타이틀로 데뷔 앨범을 치뤄 냈는데요. 앨범으로도, 싱글로도 챠트에선 거의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미국에서는 골드(50만장)를 따내며 꽤 선전한 앨범이었어요. 2007년의 두번째 앨범 Riot!이 드디어 터지면서 미국내에서 플래티넘을 기록합니다. 이 앨범으로 파라모어는 일약 틴에이저의 우상이자, 헤일리 윌리엄스는 차세대 여성 록커로써 주목을 받게 됩니다. 록/메탈 전문지인 Kerrang!이 선정한 ‘섹시한 처자’ 부문에서 2007년엔 Evanescence의 Amy Lee에 이어 2위를, 2008년엔 1위를 거머쥐게 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지게 되죠. 그리고 올해 9월에 발매된 3집 Brand New Eyes를 통해 그들의 포텐셜을 만개하게 됩니다.
처음 이들의 음악을 들었을 땐 Fall Out Boy의 여성 보컬 버젼 같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정보를 전혀 몰랐을 때엔 막연하게 10대 팬들에게 강하게 어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이렇게 어린 친구들일지는 몰랐던거죠. 여담이지만, 2008년과 2009년의 Teen Choice Award에서 모두 Best Rock Group을 수상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확실히 어린 친구들이 좋아할 만하게 멜로딕한 요소가 상당히 강하고 밝은 비트들이 대부분을 장식하는 음악이에요. 그러나 이 팀의 또다른 강점이라면 싱글 취향이 아니라 앨범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앨범을 거듭하면서 완성도도 상당히 높아져서, 특히나 이번 앨범인 Brand New Eyes는 기승전’결’을 상당히 훌륭하게 해냈단 생각이 들어요.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All I Wanted가 이들의 노력을 몸소 증명해 들려줍니다.
개인적으로 여성 아티스트들을 정말 환장하고 좋아하는 편인데요. 특히나 이런 밴드 포맷에서 여성 보컬리스트가 프론트를 맡고 있는 경우는 저에겐 최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표적으로 Garbage, No Doubt, Lacuna Coil, Withing Temptation 등의 밴드를 들 수 있겠죠. Paramore 역시 그런 사전 호감도 덕분에 쉽게 친해질 수 있는 팀이었어요. 제가 나이가 나이니만큼 어쩌면 너무나 어린 취향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것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훌륭한 음악을 들려주더군요. 이럴 때 드는 생각은 “요즘 어린 친구들이 참 음악을 잘해요.”라는 것입니다.
저쪽 동네에선 Hayley Williams를 일컬어 Kelly Clarkson, Avril Lavigne 에까지 비유하면서 치켜 세우고 있는 중이에요. John Mayer 역시 그의 블로그에서 헤일리를 칭찬한바 있을 정도고 말이죠. 그러나 그녀는 외모보다는 음악으로 평가 받고 싶어하는 만큼 밴드의 밝은 미래를 점쳐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헤일리 윌리암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감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다시 말하면 Paramore라는 밴드가 No Doubt의 뒤를 이을만한 Next Big Thing이 될 수도 있단 가능성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당연히도 그러하겠지만) 원숙함이 더해지면 보다 더 좋은 아티스트가 될 수 있을거에요.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여보컬이라는 말에 혹해서 유투브에서 파라모어를 검색, 젤 먼저 나오는 영상을 봤는데-이런 우연의 일치가!
드럼이 숲속에서 연주하는 장면을 보며, '저 숲은 꼭 트와일라잇에 나오는 포크스 느낌이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이쿠야. 이 녀석들이 트와일라잇 사운드 트랙에 참가했군요.
졸리는 눈을 비비며 뉴문을 빠심으로 읽다가 갑자기 우리 로버트 낭군이 보고 싶어서 컴퓨터를 켰다가 월척입니다요!
https://www.youtube.com/watch?v=RvnkAtWcKYg&feature=fvst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밴드네요 :) 이번 3집은 완성도가 굉장하죠 riot는 얼터계열이짓지만요 윗분말처럼 지난해 decode란 곡으로 영화twilight에참여하며 인지도를높였죠 근데 한가지 말해드리고싶은건 앨범 대부분은 Josh가 쓴다는거에요^^ 제가 미국유학중이라 작년에 시카고 콘서트를갔었는데 하!ㅋㅋ 저는 이만 아. All I wanted 고음처리는 정말 소름돋드라고요 We Are PARAMORE!
최근 즐겨 듣고 있는 Daughtry를 생각해보니 예전부터 미국에서는 무언가 미국에서만 잘 통하는 특유의 Rock 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어떤 명맥을 유지하는 일맥상통한 흐름과 스타일이겠죠. 그런 비슷한 음악들은 2000년대 들어서 더욱 두드러지게 되는데 그 음’악’의 축에는 바로 다음과 같은 밴드들이 있습니다.
Creed, Nickelback, 그리고 Daughtry가 오늘의 주인공 되겠습니다. 이들의 음악을 모두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대번에 눈치채셨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세 밴드 공통적으로 상당히 두터운 성대의 보컬리스트들을 장착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역시나 그 보컬들은 모두 이름값을 밴드의 타이틀만큼 밸류를 가지고 있을 정도죠. Scott Stapp, Chad Kroeger, Chris Daughtry의 이름들이 그리 낯설진 않으리라 생각해요.
이 밴드들의 특징은 앞서 말한 것처럼 굵직한 보컬리스트들을 프론트에 내세운 것 외에 상당히 헤비한 느낌을 준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디스토션 잔뜩 걸린 일렉트릭 기타가 왕왕대기 일쑤이며, 육중한 베이스, 달려주는 느낌들은 기본 옵션이라고 할 수 있죠. 간간히 섞어주는 킬러 록발라드 곡들은 여성들에게도 상당히 어필을 하며 챠트 상위권은 쉽게 차지하는 파퓰러함까지. 어찌 생각하면 이런 매력적인 음악들이 왜 미국에서만 인기가 있는지 신기할 정도에요.
사실 이들의 빛나는 성공 뒤에 가장 큰 일조를 한 밴드는 Bon Jovi라고 생각이 듭니다. 1980년대에 세상에 나온 이 거물 밴드는 그들의 전성기 때인 Slippery When Wet, New Jersey 앨범 당시에 팝메탈 이라는 조류의 선구자로써 토양을 다져놓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른바 적당히 헤비하고, 멜로디가 넘치며, 비주얼이 가세한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록음악]이라는 것을요.
2000년대의 세 밴드들에 이르러서 헤비함이 조금 더 보강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그 틀은 크게 벗어나질 않는 것 같아요. 어떻게 달리 생각하면 미국 특유의 개척정신과도 맞물려 상당히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음악들인데, 사실 저는 이런 음악들이 메이저를 누비며 거대한 성공을 불러 일으킬 음악은 아니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어찌 됐든 이 세 밴드들은 차례대로 2000년대 미국 메인스트림 록음악 시장을 정복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1997년에 My Own Prison 앨범으로 데뷔한 Creed는 1999년의 Human Clay, 2001년의 Weathered 이 두장의 앨범만으로 미국내에서만 1,700만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리며 거의 국민밴드 수준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데요. 저는 Weathered 앨범때만 해도 이 친구들이 Metallica의 뒤를 잇는 Next Big Thing이 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반듯함과 정말 매력적인 헤비함 때문이었는데요. 이 같은 기대는 보컬인 스콧 스탭의 개망나니짓과 더불어 밴드의 해체로 이어져 상당히 허무한 결말을 가져오고 말았죠. (현재는 재결합해서 10월 27일날 새앨범이 나왔죠. 타이틀은 Full Circle.)
크리드의 뒤를 이어서 이 시장의 맹주 자리는 캐나다 출신의 Nickelback이 가져가게 됩니다. 이 친구들이 데뷔는 1996년에 해서 Creed보다 빠르지만 대중의 지지는 크리드의 마지막 앨범이 나왔던 2001년 Silver Side Up으로 얻게 되요. 앨범에 실린 How You Remind Me라는 싱글이 갑작스레 빌보드 싱글챠트 1위에 오르면서 엄청난 스폿라이트를 받게 됩니다. 그 성공 이후 이들은 더 이상 캐나다의 듣보잡 밴드가 아니게 되죠. 작년에 발매된 Dark Horse 앨범까지 4개의 앨범으로 미국내에서만 1,800만장 이상을 팔아치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합니다. 물론 현재진행형인 팀이구요.
니켈벡의 작년 앨범이 전작에 비해서 조금 떨어지는 감이 있다는 평가가 있는 사이 (혹평을 하면) 니켈벡의 카피캣같은 Daughtry가 등장하게 됩니다. 잘 알려진대로 이 팀은 처음에는 밴드 포맷이 아니었어요. 2006년도 아메리칸 아이돌 결승 진출자였던 Chris Daughtry의 솔로 프로젝트 형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밴드로 굳혀진 것 같습니다. 2006년의 셀프 타이틀 앨범, 올해의 Leave This Town 앨범으로 빌보드 앨범 챠트를 연속으로 탑을 차지하면서 주류 록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사족이지만, 장기자랑(?) 프로그램으로 나와서 정말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새삼 부러워요.
대부분의 록 밴드들 음악들이 앨범 지향적인데 반해 이 세 밴드들은 앨범 자체도 강하지만 매력적인 싱글들도 상당히 많다는 게 장점이에요. Creed와 Nickelback의 경우 빌보드 싱글 넘버원도 배출하고 탑10이나 탑40까지 따지면 상당히 많은 히트 싱글들을 보유하고 있죠. 음악들도 상당히 시원시원해서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여름에 정말 어울리는 음악들이긴 한데.. 가을에도 나쁘진 않을거에요. Rock N’ Roll~
Dave Matthews Band(이하 DMB)는 솔직히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얼마전 발매한 Big Whiskey and the GrooGrux King 앨범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왜 이 밴드가 미국에서 그렇게나 인기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고 할까요. 뭐랄까... 앨범을 내는 족족 빌보드 앨범 챠트 탑을 차지할만큼 메리트가 있는 음악인가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었드랬죠.
1996년에 나왔던 2집 앨범 Crash는 미국에서만 7백만장이 넘게 팔리는 완전 메가 셀링 앨범이었습니다. 그 앨범으로 이 밴드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앨범을 구입해 한바퀴 다 돌려 들었을 때 들었던 느낌은 ‘이런 음악이 왜 인기가 있는거지?’ 라는 거였어요. 이런 반응은 제가 비교적 Jazzy한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선입견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선입견은 지금도 조금은 가지고 있어요. 그 때문에 Crash 앨범 이후로 십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DMB에 관해서는 관심을 별로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Big Whiskey and the GrooGrux King 앨범은 DMB의 7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역시나 빌보드 앨범 챠트 1위를 차지하며 등장했습니다. 저는 그저 시큰둥하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이번 앨범 ‘괜찮다’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마침 주위 지인의 추천도 있고 해서 들어보게 됐는데… 그 십여년의 세월 동안 이들이 변한건지, 아니면 제 취향과 귀가 변한 것인지 상당히 좋게 들리는거에요. 아마도 제 취향이 변한것이지 싶습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째지한 음악이 저에겐 별로였어요. 그 분위기에 더해 유난히 강한 브라스의 빰빰바밤~ 이라든가, 뜬금 없이 흥겨운 베이스의 둥두두둥둥~ 같은 연주가 DMB를 듣지 않게 되는 주요 요인이었죠.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제가 별로라 했던 것들이 모두 귀에 쏙쏙 들어오며 절로 덩실거리게 만들더군요.
짧은 섹스폰 인트로 Grux를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앨범이 시작되는데요. 리듬과 비트 때문에 단번에 빠져 들게 되는 Shake me Like a Monkey와 기타 솔로가 정말 환상적인 앨범의 첫 싱글 Funny the Way It is가 이어집니다. 이 밴드의 주특기 중 하나인 엇박 비트가 빛을 발하는데 예전에는 상당히 불편하게 들렸던 것들이 이 앨범에서는 환상적으로 들리니 참 이상한 일입니다.
상당히 복잡한 앨범 쟈켓처럼 여러가지 다채로운 레파토리를 들려주고 있는데요. 간혹 Coldplay의 Chris Martin처럼 느껴지는(Dave Matthews의 굴욕이겠죠? ^^) Lying in the Hands of God, 밀도있는 치열함이 느껴지는 Squirm, 의외로 거친 구석이 있는 Time Bomb 같은 곡들이 앨범을 빛내주고 있습니다.
다시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그때는 이런 Adult Contemporary의 음악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또다시 말하면 어릴 때 어른의 취향을 이해하고 즐긴다는 것이 당연히 어려웠던 것이 맞지 싶구요. 개인적으로는 Dave Matthews Band의 재발견을 이루어 내서 무척이나 즐거운 앨범입니다.
옴냐로 접속하여 댓글까지!(만나기루한 친구가 안와요)저는거의 신봉하다시피 좋아하는 밴드중 하나였어요 첨들은 곡이 아마도 인비져블맨인가 그럴꺼에요 듣고는 '와, 세상에 이런 음악도 존재하는구나'하며 반쯤 쇼크먹었달까? 심져 이들의 라이브는 경외할 정도라고 생각했답니다. 무슨 하모니카 연주가 속주기타보다 빨라요!! 저도 요번 앨범 매우 반가운 맘으로 듣고있답니다^^
적어도 2000년대 들어서 오버그라운드에서 꽤나 이슈가 됐었던 밴드들의 앨범은 한두장 정도는 다 들어봤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나 Incubus 만큼은 앨범을 한번도 지대로 한바퀴 들어 본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딱히 음악이 취향에 안 맞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게다가 몇몇 싱글들은 무척 좋아해서 Drive 같은 곡들은 싱글로 구입하기도 했었거든요.
얼마전 발매한 인큐버스의 베스트 앨범 Monuments and Melodies를 요즘 듣고 있습니다. 얼마전 웬리군이 메신저에서 Incubus 이야기를 해서 찾아보니 마침 베스트 앨범이 나와 있더라구요. 사실 베스트 앨범 듣는 거 그닥 좋아하진 않는데 무심코 트랙 리스트를 보고 있자니 제가 즐겨 들었던 싱글들이 꽤나 많은 거에요.
싱글로 구입했던 Drive가 2번째 트랙으로, 이어지는 Megalomaniac, Anna Molly, Love Hurts, Wish You were Here까지.. 어라? 내가 아는 Incubus 노래가 이렇게나 많았었나? 하는 의문과 함께 친근감이 동시에 들어버린거죠. 솔직히 뒤로 이어지는 트랙들은 제목만 얼핏 기억에 남는 몇몇곡과 아예 모르는 트랙들 뿐이었어요. 그래도 듣고 있자니 예전의 느낌과는 다르게 상당히 혹할 요소가 있더란 말입니다.
인큐버스의 장점을 꼽자면 곡들이 중간중간 '훅-'하고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구절이 종종 들린다는 점이에요. 몰입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적당한 헤비함 + Brandon Boyd의 매력적인 보이스까지 더해지니 뭐.. 안 좋아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근데 왜 저는 앨범이 다 귀에 안 들어오는지 모르겠네요. ^^;
예전에 Depeche Mode에 정을 붙일 때도 그들의 베스트 앨범으로 시작했는데 Incubus도 그런 전철을 밟게 될 것 같네요. 다만 지난 앨범 Light Grenades가 2006년에 발매되었는데 공백기에 정규 앨범이 안 나오고 베스트 앨범이 나온 것이 조금 맘에 걸리지만 말이죠. 암튼 간만에 들었던 괜찮은 베스트 컴필레이션 앨범이었습니다.
Green Day가 십수년간 오버그라운드에서 버티며 이만큼 거대하며 대중적인 작품들을 이어가리라곤 전혀 상상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American Idiot 앨범이 나올 때 까지는요. 그리고 21st Century Breakdown 앨범으로 인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3인조 반열에 오르는 것은 당연해 졌습니다.
지난 5월에 그린데이의 8번째 스튜디오 앨범 21st Century Breakdown이 발매되었습니다. 전작인 American Idiot 이후 5년만의 신작인데요. 전작의 엄청난 성공 후의 앨범이라 그 기대치는 상당히 높았었죠. 그리고 5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굉장한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앨범 챠트 1위를 차지했구요. 세계적으로는 14개 국가에서 넘버원에 오르면서 2009년 상반기 기대작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둘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1분이 채 안되는 인트로 Song of the Century를 포함해 모두 18곡, 거의 70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을 가지고 있어요. 앨범의 분위기는 전작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는 데 보다 방대하고 다채로워진 느낌입니다. 여러 매체에서 평가하기를 이제는 단순한 펑크 밴드에서 스태디움 록 밴드로 진화했다라고 했어요. 그만큼 스케일이 커졌다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00년에 발매했던 Warning 앨범까지만 해도 Green Day는 완연한 하락세의 밴드였어요. 1990년대 초반의 Neo-Punk 류의 단순한 음악으로는 10년을 버티지 못했던 거죠. Warning은 플래티넘도 따내지 못하는 등 흥행도 상당히 저조했습니다. 바로 이어진 베스트 앨범은 이제 그린데이도 끝나나보다 라고 생각하는 단초를 던져주기도 했죠.
그러다 2004년 터진, 말 그대로 폭발한 American Idiot 앨범은 이들의 대표작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겁니다. 90년대의 대표작이 Dookie라면 2000년대는 American Idiot이라고 말할 수 있을거에요. 이 앨범은 2005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Best Rock Album을, 2006년에는 싱글 Boulevard of Broken Dreams로 Record of the Year를 수상하며 평단의 사랑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린데이는 최고의 록밴드로 진화하게 되죠.
21st Century Breakdown은 American Idiot의 연장선에 있는듯한 앨범이에요. 90년대의 그린데이처럼 달려주는 곡도 있지만 간간히 쉬어주는 발라드도 빛을 발하고 있죠. 곡들의 구성 자체가 이젠 단순하지 않습니다. 싱글로 봐도, 앨범으로 봐도 Rock Opera라는 단어가 그럴듯하게 어울리죠. 첫 싱글인 Know Your Enemy는 전형적인 Green Day표 싱글인데요. 앨범 전에 공개 된 이 싱글이 전 좀 맘에 안 들었어요. 계속되는 반복 구절이 너무 단순하고 재미없었달까요. 지금은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 탈 때 안 들으면 안되는 곡이지만 말이죠. =)
앨범의 2번째 싱글은 21 Guns로 내정되었는데 전작의 Boulevard of Broken Dreams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를 연상케하는 미드 템포의 곡이에요. 이른바 그린데이식 감동 코드를 갖고 있는. ¡Viva la Gloria!, Murder City, Christian’s Inferno, Last Night on Earth 등의 곡들은 싱글 커트를 기대하게끔 하는 곡들입니다.
앨범의 크레딧을 보면서 가장 반가웠던 이름은 Butch Vig이었어요. 이 아저씨의 이름을 모르시는 분들도 Nirvana의 Nevermind 앨범은 당연히 아실테죠. 그 전설적인 앨범의 프로듀싱 뿐 아니라 Smashing Pumpkins, Sonic Youth, Soul Asylum, Jimmy Eat World, Garbage 등의 팀과 일하셨던 분입니다. Green Day와는 첫번째 작업인데 역시 명불허전 좋은 작품이 나와 주었어요. 여담이지만 Garbage 이름으로 앨범 하나만 더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으로써의 그린데이는 한순간 각성한 고수의 느낌이거나, 갑자기 철이 들어버린 어린 아이의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그런 효과가 한순간이 아니라 또 다른 10년은 충분히 이어갈 수 있겠구나 싶어 흐뭇합니다. 이런 밴드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저의 행운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린 데이의 아메리칸 이디옷 앨범은 단순히(?) 잘 만든 락 앨범을 넘어서 9/11 이후 부시 행정부 시대를 산 미국 젊은이들의 어떤 시대 정신을 캡쳐한, 일종의 문화적 산물이라고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건 음악인이 음악만 잘 만든다고 되는 건 아니고 어느 시절 사람들이 폭 넓게 공감하는 어떤 갈증과 공명하는, 말 하자면 하늘이 내린 타이밍이라는 게 작용해야만 하는 것 같더라고요.
멋진 앨범평 잘 읽었습니다. 이번 음반 아직 몇번밖에 못들었는데 들을수록 좋은듯싶어요.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만큼 귀에 꽂히는 노래는 없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21guns에서 얼핏 그 분위기가 느껴지기는 하죠. 생뚱맞지만, 영화 트랜스포머2 보러갔는데 마지막에 21guns가 흘러나오거든요. 아 정말 감동~ 다들 영화보느라 정신없는 와중이었지만, 저는 그린데이 음악에 심취했더랬죠. ㅋ 그린데이는 이제 거의 라디오헤드와 동급의 거장밴드로 올라선게 아닌가 싶네요. ^^
21 Guns는 도란스포머 2 거의 첫장면부터 쓰였죠
이번 앨범이 American idiot의 연장선이라고 하기엔 사운드가 다소 마이너 위주로 되어있어서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쭉 들어보면 역시 그린데이는 그린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따로따로의 분절이 저번만큼 특출난 매력을 갖추지 못했다 봐야죠
그런데 21 Guns 멜로디 말인데 Now and forever의 브릿지 부분인 'Now I can rest my worries....' 부분하고 느낌이 비슷하지 않나요?
오~ 좋은 앨범평 잘 읽었습니다. 저같이 6-70년대 락만 듣다가 갑자기 90년대 락밴드들의 음악을 주섬주섬 듣기 시작한 사람에게는 결정적인 실마리가 되겠는걸요.
제 귀에도 그린데이가 최근밴드들 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던데 역시 그랬군요.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같은 곡은 노래방에도 있어서 한번 불러보기도 했었답니다 ^^ 따라부르기도 쉬워서 말이죠 ㅎㅎ
종종 놀러오겠습니다~
지금은 인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이지만 한창 잘 나갈때의 Ocean Colour Scene은 오아시스나 블러에 버금갈 정도였죠. (너무 오버했나요? ^^) 4장의 앨범을 연속으로 앨범 챠트 Top 10에 진입시킬만큼 꾸준한 활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만큼의 팬심이나 관심은 많이 못 받았던 비운의 밴드인 것 같아요.
Moseley Shoals는 이 팀의 두번째 스튜디오 앨범인데 이 작품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됐습니다. 1996년 작품인데 당시에 평단을 중심으로 거의 오아시스급의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땐 저도 오아시스를 상당히 즐겨 듣던 터라 망설임 없이 씨디를 샀었습니다.
Oasis가 굳혀놓은 특유의 기타팝일 줄 알았는데 핀트는 약간 벗어난 음악이었어요. 저는 The Stone Roses를 정말 뒤는게 알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스톤 로지스의 영향이 좀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첫 싱글인 The Riverboat Song을 들어보면 굉장히 블루지한 연주가 등장하는데 The Stone Roses의 Love Spreads를 바로 떠올릴 수가 있거든요.
이어서 등장하는 The Day We Caught the Train은 이 팀의 대표 싱글이라고 볼 수 있겠죠. 오아시스보다는 단순 간결한 음악인데 좀 더 드라마틱하다고 해야 하나요. 보컬인 Simon Fowler의 목소리는 상당히 격정적인 부분이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감정을 한껏 실어내고 있죠.
Monday Morning 5.19을 히트시키고 잠적한(?) Rialto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은 상당히 잊혀진 밴드라 오랜만에 한번 꺼내봤어요. 역시 좋은 음악은 세월이 흘러도 좋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워주네요.
이 포스팅 보고 한참 묻어 뒀던 오션컬러씬 씨디 꺼내서 듣고 있어요 ㅎㅎ제가 갖고 있는 건 one from modern앨범인데...땐 그냥 확 꽂히진 않았는데 이 포스팅을 읽어 그런지 아니면 시간이 지나 취향이 바뀌어 그런지 아님 간만에 들어 그런지, 아무튼 좋네요 ㅎㅎ근데 사실 젤 귀에 확 꽂히는 건 up on the downside인가 그곡이에요. 제가 갖고 있는 앨범엔 없는;
처음 The Killers가
등장했을 때 영국 출신의 신인 밴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영국에서
또 괜찮은 애들이 나왔나 보다 했으니까요.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 밴드는 미국, 그것도 가장 미국스러운 라스베가스 출신이었죠. 이 같은 오해에는
보컬인 Brandon Flowers의 다소 영국스러운 악센트도 한 몫 했을거에요.
공식적으로 앨범을 가지고 씬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라스베가스 어느
밤무대를 뛰는 팀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을 발견한 것은 Warner
Bros의 영국쪽 스카우터였는데, 정작 워너에서는 킬러스를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는 바람에
영국의 Lizard King이라는 레이블과 계약을 하게 됩니다. (대형
레이블이 때로는 좋은 팀들을 못 알아보는 경우가 종종 있죠.)
2004년에 데뷔
앨범 Hot Fuss를 공개하게 됩니다. 이 앨범이 대중적으로
상당히 큰 히트를 하게 돼요. 그들의 유일무이한 빌보드 싱글 Top
10인 Mr. Brightside가 실려있는 앨범이기도 하죠. 이 당시에 저는 호주에서 서식하고 있었을 때인데, 호주에서는 Mr. Brightside보다는 재발매 싱글인 Somebody Told Me가
더 좋은 반응이었습니다. 거짓말 살짝 보태면 라디오 채널에서 이 노래가 안 나오는 날이 없었거든요.
평단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특히나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이 나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어떤 아티스트나 과거의
것들을 차용하거나 인용하는 것을 불가피한 현실이 되버렸죠. The Killers 역시 Post-Punk Revival이라는 요상한(?) 용어 아래 과거에
유행했던 음악들을 재해석하는 밴드였어요. 자주 거론되는 팀들이 New
Order, Depeche Mode, Duran Duran 등 신스팝을 중심으로 한 음악들입니다. 물론
비슷한 느낌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색깔은 분명히 갖추고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재해석하는 스킬도
상당히 뛰어나고 말이죠.
대박을 친 Hot Fuss 이후에
레이블을 Island로 옮겨서 2년 뒤에 발표한 Sam’s Town은 소포모어 징크스가 무색하게 빌보드 앨범 챠트 2위로
데뷔하게 됩니다. 첫 싱글 When You were Young이
싱글챠트 14위까지 오르고 앨범도 100만장을 넘게 파는
성공을 거두죠. 상업적인 성공이 있었지만 저는 이들의 앨범들 중에선 가장 안 듣는 작품이에요. 1집의 연장선상에 있는 앨범인데, 1집만큼의 임팩트가 좀 덜 했다는
느낌이었거든요. 두번째 앨범만에 매너리즘에 빠진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좀 지루한 앨범이었어요. 덕분에 킬러스를 향한 관심은 상당히 떨어지고 말았죠.
작년 11월에 나온 3집 Day & Age는 여러모로 이들을 다시 보게끔 만들어주는
앨범이었어요. 관록이 붙고 표현력이 풍부해진 느낌이랄까. 킬러스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인 강력한 멜로디가 무디질 않아서 노래 하나하나를 듣는 즐거움이 강한 작품입니다.
The Killers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잡다함’인 것 같아요. 뭔가 이것저것 굉장히 많이 섞여있는 음악인데 묘하게 일관성도 있고 말이죠. 기타
연주가 전혀 없는듯한 곡도 있고, 어떤 곡에서는 뜬금 없는 브라스가 등장하기도 하고, 난무하는 코러스에 합창단의 떼창에 그 위로 지나가는 Brandon
Flowers의 느끼하고 두터운 보컬까지. 처음엔 브랜든의 목소리가 제가 별로라 생각하는 Pulp의 Jarvis Cocker를 닮아서 싫어했는데 지금은 나름
좋아합니다. =)
몇 달 전에 Nike에서
공개한 광고에 1집에 들어있는 All These Things That
I’ve Done이 쓰여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킬러스하면 잘 몰라도 이 커머셜에
쓰였던 음악 때문에 익숙한 분들이 많을거에요. 중반 이후의 I got
soul, but I'm not a soldier 구절의 반복은 뭔가 끓어 오르게 만드는 힘이 있었죠.
또 하나 인상적인 클립은 속옷 브랜드로 유명한 Vicroria’s Secret의 2008년 무대였습니다. 바로 The Killers의 3집
싱글인 Human의 리믹스 버전을 배경으로 런웨이를 걷는 탑 모델들의 모습이었었죠. 저는 이 영상이 너무나 멋져서 어떻게든 소장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어요. (대부분의
남성들이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만.. ^^)
공연기획사로 잘 알려진 옐로우나인의 대표이신 김형일씨가 예전에
매거진T와에서의 인터뷰 중에 The Killers를 데려올
수 있었단 얘기는 꽤 흥미있는 이야기였어요.(인터뷰전문은여기)비행기삯만 있었으면 데려올 수 있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러기엔 너무나 거물이 되버렸죠.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기엔 너무 무명 때는 우리가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설령 안다고 해도 지금만큼의 관심도를
보였을까 하는 것도 의문이네요.
올 여름 한국의 록 페스티발을 통해 내한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습니다. 7/24에 열리는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발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연계된 한국의 펜타포트 또는 이번에 새로 생긴 지산 록 페스티발을 통해서라도 이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온다면 정말 신나게 뛰놀고 와 주리라 마음 먹고 있답니다. =)
killers곡들은 경쾌해서 아침에 주로 들었어요...잠 깨라고요...ㅎㅎ
해석을 잼있게 다양한 관점으로 하셨네요....^^
뭔가 잡다한거 같으면서 일관성있다는거에 동감이 가군요...
3집 human때문에 다른 앨범도 듣다 이젠 killers의 이곡이 좋더라고요...
Read My Mind.....정말 내 속을 책읽듯이 읽어볼수 있어요...?당신 마음도 책보듯 읽고 싶다라는...라고 묻고 싶을때....ㅎㅎ
시원하게 답변해 놓은 노랫말이 공감이 갑니다...^^
근데 브랜든 플라워즈 ,live 그닥 잘하지 못하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그래도 내한공연하면 가고 싶어져요...@^^
몇일전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Doves의 신보 Kingdom of Rust를 진지하게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 친구들에게 큰 매력은 느끼지 못하고 있던 터였는데요. 그래도 왕년에 Caught by the River라는 싱글에 이끌려 2집인 The Last Broadcast를 구입하기도 하였던 정을 따라 듣게 되었던 거에요.
솔직히 도브스에 대한 느낌은 그냥 영국의 조금 잘 나가는 인디 밴드라는 느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약간은 불가사의한 감정, 이를테면 이런 음악이 도대체 대중에게 왜 먹히는 것일까? 하는 것은 늘 이 밴드에게 품었던 거였어요. 어쨌든 새로 나온 앨범은 과거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저에겐 신인 밴드의 느낌이 많았기에 그런 감정으로 듣게 되었답니다.
첫곡인 Jetstream의 도입부와 전개는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그 생경했던 기억과 일치했는데요. 곡 중반과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귀에서 뗄 수 없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분명 대중적인 트랙들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최근 들어 달콤한 것만 들어왔던 저로써는 당연하게도 귀에서 쉽게 떼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붙드는 매력 같은게 있었던 거에요.
이어지는 Kingdom of Rust는 앨범의 첫 싱글인데 첫곡과는 달리 조금 친근감 있게 다가왔던 곡이구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앨범에 대한 흥미가 달궈졌던 곡이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인 The Outsiders를 지나서 5번째 트랙인 10:03을 저는 살짝 놀라면서 들었는데요. 중반 이후의 전개, 콕 집어서 말하면 "부와아아~앙 징징징징~" 하는 사운드가 가슴을 흔드는 멋진 곡이었습니다. 앨범 전체적으로 굉장히 두터운 사운드의 중첩과 치밀한 전개 때문에 긴장을 늦출수 없는 곡들이 많았답니다.
앨범을 다 듣고도 여전히 드는 의문은 어떻게 이런 스타일의 밴드가 (영국에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을까 하는 점이에요. 뭐.. 영국 대중들의 음악 듣는 스펙트럼이 넓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듯 합니다. 의외의 수확이었어요. 좋은 앨범이란 생각이 드네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저도 힙합은 에미넴이나 아웃캐스트 말고는 거의 안 듣지만 이 앨범은 아마존 MP3 다운로드로 구입했습니다. (MCR 때와 마찬가지로 단돈 1불에 구입. ^^;;) 아마도 무난하게 앨범 챠트 1위로 데뷰할 것 같네요.
음반도 물론 잘 나왔다고 하지만 마침 조지 W 부시가 자서전을 내놓으면서 자기 임기 중 바닥을 쳤던 시절로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카니예 웨스트가 "George Bush doesn't care about black people!"을 외쳤던 걸 꼽은 것이 또 공짜 광고를 해준 격이 된 것 같습니다. 아메리카의 스윗하트라 할 테일러 스위프트를 깠다가 상당히 이미지를 구겼던 걸 거의 단박에 만회한듯. ^^
역시 음악하는 친구들은 음악만 잘 해도.. ㅎㅎ
암튼 굉장한 앨범이에요.